제어판의 전원 옵션을 열어 보면 보통 "균형 조정" 하나, 많아야 "고성능"까지만 보입니다. 그런데 Windows 안에는 화면에 드러나지 않는 전원 관리 옵션이 더 들어 있고, 명령 한 줄이면 목록에 다시 꺼내 올 수 있습니다. 흔히 "컴퓨터 빨라지는 버튼"이라고 돌아다니는 게 바로 이 방법입니다.
명령 프롬프트(CMD)를 열고 원하는 옵션의 줄을 실행하면 됩니다. 시스템 설정을 건드리는 일이라 관리자 권한으로 연 창에서 실행하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.
:: 고성능
powercfg -duplicatescheme 8c5e7fda-e8bf-4a96-9a85-a6e23a8c635c
:: 최고의 성능
powercfg -duplicatescheme e9a42b02-d5df-448d-aa00-03f14749eb61
:: 절전
powercfg -duplicatescheme a1841308-3541-4fab-bc81-f71556f20b4a
:: 균형 조정
powercfg -duplicatescheme 381b4222-f694-41f0-9685-ff5bb260df2e
:: 로 시작하는 줄은 설명용 주석이니 실제로는 powercfg 줄만 복사해서 실행하면 됩니다.
명령이 실제로 하는 일
-duplicatescheme 은 이름 그대로 뒤에 적은 GUID의 전원 구성표를 복제합니다. 위 네 개의 GUID는 Windows가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구성표 식별자이고, 이걸 복제하면 새 GUID를 가진 사본이 하나 생기면서 전원 옵션 목록에 나타납니다. 명령이 성공하면 새로 만들어진 구성표의 GUID와 이름이 출력됩니다.

복제만 해서는 바로 적용되지 않습니다. 제어판 > 전원 옵션에 들어가 새로 생긴 항목을 직접 선택해야 하고, 명령으로 끝내고 싶다면 출력된 GUID를 powercfg -setactive 뒤에 붙여 실행하면 됩니다. 지금 어떤 구성표들이 있고 무엇이 활성 상태인지는 powercfg -list 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활성 구성표 옆에 * 표시가 붙습니다.

"최고의 성능"이 진짜 빨라지나
가장 관심이 가는 건 두 번째 줄인 "최고의 성능(Ultimate Performance)"일 겁니다. 원래 워크스테이션용 Windows를 위해 들어간 구성표라 일반 에디션에서는 목록에 안 보이는 경우가 많고, 그래서 이 명령으로 꺼내 쓰는 겁니다. 성격은 고성능보다 한 단계 더 나가서, CPU나 장치가 절전 상태로 내려가는 걸 최대한 막아 반응 지연을 줄이는 쪽입니다.
그러니 "빨라지는 버튼"이라는 말은 반쯤만 맞습니다. 하드웨어 성능 자체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, 절전 때문에 생기던 미세한 지연을 없애는 대신 전기를 더 쓰고 발열이 늘어나는 거래입니다. 데스크톱에서 빌드나 대용량 엑셀 매크로, 영상 인코딩처럼 오래 부하가 걸리는 작업을 돌릴 때는 체감이 있을 수 있지만, 노트북을 배터리로 쓰는 상황이라면 배터리가 눈에 띄게 빨리 닳으니 권하지 않습니다.
쓰다 보면 생기는 문제
같은 명령을 여러 번 실행하면 실행한 횟수만큼 똑같은 이름의 구성표가 계속 쌓입니다. 복제 명령이라서 그렇습니다. 목록이 지저분해졌다면 powercfg -list 로 GUID를 확인한 뒤 powercfg -delete GUID 로 필요 없는 사본을 지우면 됩니다. 단, 현재 활성화된 구성표는 지워지지 않으니 다른 구성표로 바꾼 뒤에 삭제하세요.
반대로 "고성능"이나 "균형 조정"을 실수로 지워 버려 목록에서 사라졌을 때도 같은 명령이 복구용으로 쓸모가 있습니다. 위 GUID 줄을 다시 실행하면 기본 구성표가 목록에 돌아옵니다. 여러 대의 PC를 같은 설정으로 맞춰야 할 때는 이 줄들을 배치 파일로 만들어 두고 실행하는 식으로 응용할 수 있습니다.